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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주문진 휴펜션 다녀온 후기

그룬 2017. 5. 28. 18:19

처음 입구를 들어선 순간 펜션이라는 느낌보다는 모텔의 입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1층 사무실 문에 걸린 펜션지기라는 문패를 보기 전까지는 모텔을 펜션처럼 운영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문득 동해의 깨끗한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서해는 많이 가봤지만 내 기억속에 동해는 없었다. 아주 어릴적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가본적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쭤본적은 없다. 사람들로 북적 거렸을 긴 연휴를 피해 그 다음주에 동해를 향해 떠났다. 떠나기 직전의 하늘은 먹구름이 가득했다.



그제야 날씨를 보니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쏟아진다고 한다. 동해쪽을 확인하니 서서히 걷힌다고 나와 있다. 이쪽 동내가 이렇지만 동쪽으로 가다보면 좀 괜찮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3시간이 넘는 길을 운전해 갔다.



대관령 고개인지 뭔지를 넘고 나니 서서히 구름이 걷히는 것이 눈으로 보일만큼 확연해졌다. 날씨가 맑다. 거리가 가까워졌는지 바다의 냄새가 났다. 사실 내가 느낀 냄새는 멸치 같은 냄새였다. 근처에 뭔가 있었나보다. 여름에 가까워져서 그런지 늦게 출발한거치곤 아직 많이 어둡진 않았다.



동해다. 바람이 많이 분다. 물은 만져보지 않아도 차가울 것처럼 파랗...기 보다는 날이 어두워지고 있어서인지 짙은 남색이다. 서해의 갈색 빛과는 많이 달랐다.



휴펜션. 우리가 머물럿던 곳이다. 다녀온지 시간이 좀 지나 글을 쓰다보니 숙박했던 층이 몇층인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제일 윗층인 5층이었던 것 같다. 바다 바로 앞이어서 그런지 창 밖으로 바다가 아주 잘 보였다.



2층 침대에서 보이는 바다


2층에서 본 1층



TV가 애매한 위치에 있다.




공간이 그리 넓지는 않다. 둘이 지내기에 적당할 정도의 크기다.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 다른 블로거의 글에서 느끼던 것보다 더 대단했다. 창문을 열어두니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팬션지기가 추천해준 회를 먹기 위해 나가는 길에 보니 바다 바로 앞으로 꽤나 많은 숙박업소가 있었다. 인터넷으로 볼 때는 잘 안보이던 곳들이 막상 와보니 꽤나 많이 있었다. 만약 이 위치로 저렴하게 숙박 업소를 찾는다면 네이버 지도 로드뷰 같은 것으로 한번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들어온 횟집 창가로 바다가 보인다. 자리만 조금 더 좋았어도 바다가 더 잘 보였을 것 같다.



도미였나...? 아무튼 회는 맛있었다. 오산에서 가까운 항구로 평택항쪽이 있는데 그쪽 개인적인 차이겠지만 그 당시에 먹었던 것보다는 더 괜찮았다. 다만 회를 제외하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삽교에서 먹던 그 푸짐한 양들에 비하면 조금은 그랬다. 횟집을 나오고 나서 산책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횟집이 꽤 많다. 아담한 횟집들도 있었는데 바다가 더 잘보일 위치였다. 여유가 있었다면 조금 더 둘러보고 결정을 할 것이라는 후회를 조금 했다.



밤 바람이 시원했다. 주변에 간간히 카페도 있어 따듯한 음료 한잔 들고 길을 따라 걷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밤 바람이 조금은 차갑다고 느껴질만큼 걷다 펜션으로 들어왔다. 잠을 자기 위해 누웠는데 파도소리가 꽤나 운치있게 들려왔다. 찬 바람을 맞아서 그런지 운전을 한 피로감인지 금방 잠이 들었다.





아침 바다가 끝내줬다. 눈을 뜨자마자 옆을 보니 바다가 보인다. 그것도 맑은 하늘에 어울리는 푸른 바다다. 적당히 씻고 짐을 정리한 후 주변 구경을 나섰다.





근처에 등대도 있고 조금 내려가면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장소도 나온다. 그쪽은 생각보다 차가 많아서 지나가면서 구경만 했다. 등대쪽을 가니 셀프 웨딩을 준비하는 연인인지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다. 지난 주말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는지 꽤나 한산했다.


이번 여행을 떠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바다를 보러 가는 목적이니 팬션을 좀 저렴하게 잡고 갈까 아니면 조금은 운치있게 바다를 볼 수 있는 그런 곳을 찾을까. 결국 처음 결정했던 마지노선에서 5만원 정도 더 높여 가는 것으로 휴펜션을 결정했다. 다소 첫모습이 조금은 이상했어도 방으로 들어선 순간 좋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부정 할 수는 없었다.


바다가 보이고 바람이 들어오며 자면서도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 둘이서 가볍게 가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 있지만 친구들 몇몇과 함께 가기에는 적당한 가격이면서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만약 4명정도가 갈 생각이라면 스파가 없는 곳을 선택하길 권한다. 그만큼 방이 넓어질 것이다.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몇주가 지난 뒤에야 쓴다. 글을 쓰면서 당시를 생각해보면 꽤나 멋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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